노인을 위한 충언

입맛이 없어서 식사를 안 하시려고 할때

관리자
2021-04-21
조회수 4132


2020.12. 15

            입밋이 없다고 안드실 때

                                              유 보현  목사

식사를 잘하시던 어르신들이 입맛이 없다고 식사를 외면하실 때가 있습니다.

노인들의 식사 거부는 큰 걱정 중에 하나 입니다.

평소에 저는 식사하시는 어르신께 협박성 격려를 자주 합니다. 

"식사는 남김없이 다 드세요, 젊은 사람들은 밥 한끼 안먹어도, 기운이 속에서 나와서 아무렇지도 않지만,

어르신들은 한끼 안드시면 기운이 쫘악 떨어지시는데, 회복이 잘 안돼요. 간식은 간식이고 힘은 밥에서 나오는 겁니다"

이런 말의 효과도 크지만, "자녀들이 부모님 식사 잘 하시고, 기운 내시라고 식사비 냈으니

남기지 말고 다 드세요" 하는 말의 효과는 더 큽니다.

그런데 가끔, 식사를 잘 안드시려고 하시는 어르신들이 계십니다.

그럴 때 비타민 B도 드리고, 입소하실 때의 상담 기록을 꺼내어, 좋아 하시는 음식, 노래, 고향마을 이름,

취미 등을 알아 내어 식사 시간 전에 약간의 준비를 합니다.

좋아 하시는 노래도 합창하고 고향마을 얘기도 꺼냅니다.

준비운동(?) 후에 어르신께 뭘 잡숫고 싶으세요?하고 여쭤 봅니다.

하필이면 건강상 바람직하지 않은 음식을 잡수시고 싶어 하실 때가 있는데,

저는 웬만하면 "한 번만" 원하시는 음식을 드시도록 합니다.

다시 입맛이 나시도록 할 때는 철저히, 어르신 입맛에 맞춥니다.

대개는 대단한 것들이 아닙니다.고바우 설렁탕, 개군 통종 순대국, 뻘겋고 조글조글한 상추,

시원한 막걸리, 얼큰한 짬뽕국물, 해물칼국수, 권오순 수구레국, 황태 해장국 등입니다.

이렇게 원하시는 음식을 마련해서 드리면, 대개는 맛나게 드시고 

더 잡숫고 싶어 하시면 한끼 더 드립니다. 

그리고 나면 다시 식사를 잘 하십니다. "맛을 잘 보시네요"라는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아주 위중하실 때, 포도당을 꽂았어도, 가능한 입맛을 느끼시도록 익숙하신 맛음료인

식혜, 수정과, 인삼 물을 조금씩 입에 떠 넣어 드리는데 때로는 개운한 물김치 국물을 떠 넣어 드릴 때도 있습니다.

상열이 나고 음료를 약간씩 떠 넣어드리기도 어려울 때는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을

조금씩, 치아 사이로 넣어 드리면 아주 조금씩 녹으면서 목 안으로 흘러 들어 가는데

거부하지 않으시고 재체기도 안하시고 목에 별 부담 없이잘 넘기십니다.

마지막 까지 잘 드시다가 가시는 것은, 어르신에게나 보호자에게나 참 복된 일입니다.

노인은 우리 모두의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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