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충언

복 있는 죽음

관리자
2021-04-21
조회수 462


전 종 우 부원장

미국의 외과 의사이자 하버드 의대 교수인 아툴 가완디는 말기 환자들을 돌본 경험과 더불어 아버지의 임종을 직접 겪으며 고뇌했던 값진 경험을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책에서 자세히 적어 놓았다.
미국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심폐소생술을 받고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중환자실 치료를 받은 말기 암 환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마지막 일주일 동안 삶의 질이 훨씬 나빴고, 환자들을 돌봤던 가족들도 사망 6개월 후 심각한 우울증을 겪을 확률이 세 배나 높았다. 

또한 말기 암 환자 중 화학요법 치료를 일찍 중단하고 대신 호스피스 케어를 선택한 경우 마지막 단계에 고통을 덜 경험했고 연명치료를 받은 사람들보다 오히려 25%나 

더 오래 살았다고 한다.
저자의 아버지도 척수종양이라는 희귀 난치병으로 죽음을 앞두게 되지만 한 의사의 처방대로 당장 수술하는 방법을 택하지 아니하고 병의 진전 속도를 관찰하며

 일상생활을 최대한 영위하였다. 살아 있는 동안 본인이 생각하는 우선순위의 일들을 하나씩 마무리 하였다.
어떤 죽음이 「복 있는 죽음」일까? 천수를 누리고 노환으로 사망하는 것이다. 고통 없는 죽음이다. 준비된 죽음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임종기간이 1개월 미만이고 가족이 

곁에 있어 주며 유언을 남기는 것이다.
죽음은 인간에게 있어 자연스러운 하나의 과정이다. 그리고 그것은 존엄하고 평화로워야 한다. 이것이 우리 밝은집의 생각이기도 하다. 특히 요양원에 계신 연로한 어르신들의 

경우라면 죽음을 거부하고 현대 의술에 의존하여 죽음에 맞서거나 억지로 연명하는 것은 무익하며 가족들에게는 심리적, 신체적, 경제적으로 심각한 부담을 주는 일이다.
나는 밝은집에서 근무하기 전 가족이나 어느 누구의 임종을 경험한 일이 없었다. 그래서 막연히 두렵고 끔찍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지난 몇 달간, 우리 요양원에서 

오래 생활하신 몇 분의 어르신을 목사님, 원장님과 함께 찬송과 기도로 보내드리면서 죽음의 실체를 직접 목도하였다. 곁에서 보니 죽음은 전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쇠약해지고 아프시던 어르신이 점점 혈압과 맥박이 떨어지고 이윽고 긴 잠에 빠지는 것이었다.
   밝은집에서는 무료 특별침실을 마련하여 산소호흡기와 썩션(Suction)장비, 몇 종의 측정기 등을 갖추고 위독하신 어르신에 대한 응급처치와 가족들의 평안한 임종과 

장례준비를 돕고 있다. Well being과 함께 Well dying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천국문에 이르도록 영혼을 사랑하고 구원하고자 하는 것이 밝은집의 설립정신이다. 

오늘도 어르신들의 편안한 일상과, 세상과의 평화로운 작별을 위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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