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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한 장남은 달력을 넘기며

관리자
2021-04-13
조회수 226

         1997.12. 1

바람이 차갑습니다.
마음까지 따라서 시려오는 것은
12월이 이 한해의 마지막 달이기 때문일까요?

이제 눈이 오면
잿빛 모피를 두른 듯 포근한 겨울산을 비집고
넘나들던 석산리 산고개 길도 막히겠지요.

그너머
오십리도 더 가는 그 산골 동네에
찾아가 돌봐야 할 병이 깊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신데.....

성냥팔이 소녀처럼 춥고 어두운 창 밖에서,
장작이 불꽃되어 튀기며 행복 속에 웃는 얼굴들을
조명처럼 환하게 밝히는 벽난로의 온기를
“구경”만 하며 살아온 분들입니다.

춥고 시린 겨울을 감싸 드려야겠어요.

회원님들의 사랑이,
호롱불이 되고,
인두로 헤치면 불씨가 살아나
언 손을 녹이는 화로가 되겠지요.
지난 몇 년간의 겨울이 그랬던 것처럼.....
감사합니다.


1997년 12월 1일
                     유보현 전도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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