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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밥상 아래서

관리자
2021-04-20
조회수 220

    2008. 11. 21

창문 앞에
저 혼자 싹 트고
저 혼자 자라서
내 키에 세 배 만큼 자란 감나무.
일년 내내
분가루같이 고운 재
두어 바가지 주었을 뿐인데
말없이 꽃 피우고 투정 없이 열매 키워
초동(初冬) 찬 바람 속 시린 손으로
행여 놓칠라 노을 같은 감, 꼬옥 붙잡고 있습니다.

수고도 하지 않은 감 농사.
그래도 쥔이라고 쓸데를 헤아립니다
두어 가지 꺾어 거실에 걸어 놓고...
식구들 한 개 씩 나누어 먹고...
꼭대기 것은 날마다 다 익었나 보고 가는 까치 몫...

높고 높은 천상에서
세상에 꼬물거리는 생명들
모두 나누어 먹이시는 하나님.
우리도 먹이시고
까치도 먹이시고.

내일은 무얼 주실까
다음엔 무얼 나누게 하실까.
하나님 감사합니다.
헝클어진 실타래 실 끝 뽑듯
너른 세상에서 어진 사랑 나누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08년 11월 21일
               유보현 목사와 원춘자 전도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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