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

청계 세 식구

유보현 목사
2022-01-10
조회수 153

숫닭은 새벽 4시 반이면 

호기롭게  아내들을 깨운다.

아침에 더운 물 한바가지  들고 가면

횃대에서 내려와 물 한모금 먼저 마신다.

제일 먼저. 

가장의 위엄이 늠름하다

다소곳 기다리던 아내둘이 사이좋게 물을 나눠 마신다.

물로 목을 축이고

가장이 먼저 모이통에서 새로 부어 준 낟알 곡식을 골라 먹는다.

아내들이 옆으로 다가와 모이통에 서서 가장의 눈치를 살핀다.

가징이 총애하는 아내가 먼저 모이를 먹는다

가장이 곁을 내어 준다.

눈치 보던 다른 아내도 비집고 들어 선다.

가장이 머리를 쪼아대며 옆으로 밀어낸다.

두어 걸음 뒤로 가서 기다린다.

아아 ! 애증의 비루함이여!

애증의 조건은 무엇일까?

아내들의 옷은 다 까맣다.

머리도 발도 다 똑 같다.

다만 사랑받는 아내의 윗 벼슬이 조금 더 붉다.

아주 조금 아주 조그만 차이인데 . . 그것 때문일까?

단지 그것 때문일까, 애증의 조건?

사람이나 닭이나

외양이 절대 기준인가? .  

모든 유혹은 눈을 통해 오는 게 아닐까.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너무도 만망할 때가 많다. 요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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