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

5월의 밝은집

    

잔디가

초록 빛으로 물들어 가고

봄바람은 파라솔을  날려 버렸다.

다래 넝쿨은  잎을 키워

그네에 그늘을 만들었다.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자꾸만 정원으로 나오시려는 어르신을  

안으로 들이고

조금만 더 따뜻해지면,

조금만 더 잔디가 자라면,

조금만 더 바람이 얌전해지면

조금만 더 비가 와서

잔디 태운 재가 양말에 꺼멓게 들러 붙지 않으면

그 땐  맘껏 햇볕을 쪼이세요

그 땐  맘대로  그네를 타시고  잔디 위에서 걸으세요.

그 땐  얼마든지 산등성이 타고 내려온 바람과 얘기하세요

그 땐  얼굴이 까매져도 나오셔요

그 땐  노래 차례가 오면  뒤로 빠지지 않기예요.

그 땐   그네에 앉아 꼬박 꼬박 졸지 마시고 두발 구르며  신나게 그네타시기예요.

그 땐 농구공이 안들어 가도 화내지 않으시기예요.

우리는요,

흘러간 노래도 준비하구요

농구 골대도 세우고요

양말 갈아 신겨드리고요

시원한 건강 음료도 대접할께요.

조금만 더 기다리세요.

아주 조금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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