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

계곡이 다시 노래하고

관리자
2021-04-20
조회수 464

    2017. 9. 13

계곡물이 줄었다
사철 흐르던 물소리도 끊기고
겨우 남은 물웅덩이에 물고기가 모였다

아무래도 말라 죽을 물고기
휴양원 어르신 끓여 드릴까
펼쳐 놓기만 하면 물고기가 들어간다는 어망
된장이나 한 덩어리 넣으면 된다던데

막상, 놓으려니 물고기가 불쌍했다
꼬물 꼬물 천신만고 끝에 모여들었을 텐데
“가둬 놓고 잡는 건 비겁하지”

잡을까 말까 망설임 나흘에
비가 오고, 폭우가 쏟아지고
웅덩이도 물고기도 사라지고
바위 사이, 돌 틈으로 흐르는 물이
다시 쏴 쏴 노래를 한다

웅덩이에 모여 있던 물고기들은
지금은 어디로 흩어졌을까?
그냥 두길 잘했다
지금쯤
어딘가에서 고향을 그리워할까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
밝은집 화음을 기억 하고 있을까
큰 물 어지러움 속에서
맑은 물 고향 물을 추억하고 있을까
         나처럼

 

 

         2017-09-13    유보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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