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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유보현 목사
2022-04-15
조회수 263

저녁엔

봄비가 온다는 예보에

가을에 꺾어 말린 백일홍을 심었다


풀을 캐고

상토를 뿌려  흙을 뒤집어 섞어

고르게 편 꽃밭에 

백일홍 씨를 흩어 뿌렸다.

오후에 시작한 비가

밤새 적시고 아침엔 안개비가 되었다.


밝은집 꽃밭에 

백일홍을 심어준 김선생님.

해마다 백일홍을 심으면 김선생님 생각이 난다


아랫 마당 가

블루베리 나무.

열매 익으면, 가을 빨간 단풍이 들면

블루베리 심어주신 보호자님이 생각 난다.


밝은집 둘레 둘레 심은 

대추 복숭아 체리 앵두 자두 꽃사과 오야주 머루 밤나무.

우리 떠난 후 누가 먹을까? 

누가 심었는지 모르고 따 먹겠지.


그 때는 우린 천상의 과일나무 열매를 먹고 있겠지.

밝은집 나무들, 

심고 물주고 거름 준 원장님과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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