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활 일 기

죄송해요.

유보현 목사
2023-11-09
조회수 192

지난 토요일,

휴양원 어르신들을 모시고 양평 소금강 산음리 몰래울 을 다녀왔습니다.

일기예보를 들으니 다음 주 부터는 쌀쌀해 진다고 합니다.

지금, 가을 산을 보지 못하시면 내년 가을에는 건강이 어떻게 되실 지,

요양원으로 올라 가셔서  가을  단픙을 영영 못 보시게 될지도 모를 일이니  틈을 냈습니다.

전에는 봄에는 북한강 벚꽃 길을 드라이브하거나 여주 오크밸리 골프장을 드라이브하고

단풍 철에는  소리산 단풍을 구경시켜 드렸는데

올해는 요양원 어르신만 모시고 나가고 휴양원은 봄에도 모시고 나가지 못했습니다.

가을은 벌써 11월이  왔는데 한번도 바깥 바람을 쐬어 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 죄송하여

모시고 잠간 -한시간 반 동안 차에 모시고 다녀 왔습니다.

올해 가을산은 단풍이 곱지 않았습니다. 

밝은집 진입로  단풍나무도  노랑, 주홍, 다홍 제 옷을 차려 입기도 전에

갈색으로 구겨져 나무 가지에 매달려 있다가 재생 휴지처럼 바람에 날라 다녔습니다.

단풍을 보기에는 좀 늦었지만  그래도 모시고 나가니 어르신들이 좋아 하셨습니다. 

벼를 벤, 텅 빈 논과  가을걷이를 끝낸 밭을 보시면서  대화를 하십니다.

"우린 언제 김장해요?"

"지금 의논 중인데 춥기 전엔 해야 지요" 우리는 한 가족 입니다.

다른 나무보다  먼저 빨간 옷을 입는, 북 나무 단풍을 좋아 하셨는데

설악산 단풍보다 더 곱다고 하신  섬이 마을 진입로 북 나무와 단풍나무는 잎이 떨어져 가지만 앙상하고

물래울 버스 종점까지 갔어도 그 예쁜 단풍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너무 죄송하여

"내년 봄에는 벚꽃 드라이브도 제철에 하고, 단풍도 고울 때 모시고 나올께요"

약속을 했습니다.

"이렇게 나오니까  지금도 좋은데요. 그래도 단풍도 좀 봤잖아요"  위로해 주시니 더 죄송합니다.

" 전에는 눈 많이 왔을 때, 스키장에 가서 스키 타는 것도 구경했는데 . ."

7년 전 입소하신 고참 어르신이 옛 일을 추억 하십니다.

정말 그 때는 한계령 넘어 동해 바다도 구경하고  스키장도 구경시켜 드리고

"물 구경도  구경할 만  하다" 고 하시면

비가 그친 틈을 타, 모시고 나가, 불어 난 강물이 쓰레기를 얹고  무섭게 흐르는 한강을 구경시켜  드리곤 했었습니다.

올해는 요양원에 입소하시는 어르신이 위중하신 분이 많았습니다.

입소하신지 한 달도 못되어 가신 분도 계셨습니다.

요양원에 일이 많아도, 내년에는  휴양원 어르신들을 모시고 좀 더 외출을 자주 해야 겠습니다.

요양원으로 올라 가시기 전, 아직은 차에 올라 타 실 수 있으실 때,

드라이브 하는 것을 즐기실 때,

좀 더 시간을 내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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