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활 일 기

후원금 쓰임새의 문제

유 보현 목사
2023-10-18
조회수 179

33년전, 1990.12월  .  서울을 떠나 양평에 내려왔습니다. 날씨가 몹씨 추웠습니다.

저의 행방을 모르던 성도님들에게  제 근황이 알려진 것은, 봄,  외양간 자리를 텃 밭으로 만들려고 서툰 노동을 하다가

인대가 늘어 나 서울 정형외과를 갔다가 한 권사님 눈에 뜨였기 때문입니다

7분이 헌금(?) 후원금(?)을 보내주시고, 조카도 제자도 조금씩 보내주었습니다. 

이런 수입은 생활비에 사용하고 강의 등, 나의 수입은 건축을 위해 모았습니다.

노인요양보험이 실시 되고 후원금 통장을  밝은집요양원에 이전하였다가 통장을 해지하였습니다.

이번에 확인해 보니 몇 년 간 (약 15년간) 출금하지 않아 쌓인 금액이 1,723,233원입니다. 

저는, 해지하고  마지막 후원금이니, 그 돈에 조금 더 보태어, 공기를 주입하여 설치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수영장을 만들고 싶었는데  

후원금은 그렇게 사용하면 안 된답니다.

간식은 오전 오후 다 드리고 있는데, 지정 후원금도 아닌데, 해지하여 이제부턴 입금도 없을 텐 데. 

기념으로 뭔 가를 해드리고 싶은데, 후원금은 직접비로만 써야 한답니다.

그래서  아직은 입으실 만한 여자 어르신 겨울 조끼와 남자 어르신들 겨울 조끼를  새것으로  바꿔드리기로 했습니다.

좀 아쉽습니다.  여름 볕에 더워진 물속에 들어 가서 놀으시게 하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명색이 소유주요 대표인 제가 설교비 월 100만원 정도만 받고 있지만, 비상금  찾아 보태서

남자용 여자용으로 두 개  설치하고  잔디 정원에 놓아드려서,  동심으로 돌아 가 즐거워 하시는 것을 보고 싶다는 데

안 된다니  실망이 큽니다.

원장님이  위로하는 말도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목사님은 뭘 그렇게 자꾸 만들고 싶어 해요? 거기 들어 가실 어르신 별로 없어요."

몇 분만 들어 가셔도 좋습니다. 즐거운 물놀이를 구경하시는 어르신들도 즐겁지 않으실까요?

꽃은 너무 조용해서 정원에서 운동하시는 어르신들 보시라고 화려한 금계를 키웠는데 산에서 내려 온 너구리가

망을 끊고 들어 가 모두 물어 죽였습니다.

그래서  새하얀 공작 비둘기를  키웠는데 번식이  너무 되어  키우기가 어려웠습니다.

마음대로 가고 싶으신 데를 가실 수 없는 어르신들이니, 가까이,  가능하면  이용하실 수도, 구경하실 수도 있도록,

바깥 세상을 밝은집 울타리 안에 만들어 드리고 싶은데  동지가 없어 외롭습니다.

"원장님! 나는 요,  돈만  있으면  저 산을 깎아  평지를 만들어  밝은집을 온통, 작은 세상으로 만들고 싶어요.

 움직이는 것도 있고, 소리도 나고, 뭐~밝은집 화폐도 있고 가게도 있고 구경하실 것도 있게 세상을 들여 놓고 싶어요

외국에서는 어딘가 가고 싶으신 어르신들을 위해 버스 정류장도 만들어 놓기도 하는 데, 치매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된 대요.

버스를 기다리시면서 밴취에 편안히 앉아 계신다네요. 

 어르신들이 답답하고 고적하지 않으시게  뭘 할까 연구합시다. 우리도 얼마 남지 않았어요."

원장님이 소리 없이 저를 보고 웃습니다. 말 안 해도 저는 다 압니다.

유치한 것, 들킨 지는 한 오십 년 됩니다. 흰 머리칼은 늘어 가는데, 유치한 것이 아니라 이젠 주책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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