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활 일 기

한 시간 동안의 이야기.

최 영희 요양 C팀장
2024-12-25
조회수 10

어르신과 직원들의 점심시간이 지나고

조금은 여유로운 시간,

와상으로 누워계신 어르신을 살펴보다가, 거실, 휴게실을 살펴 봅니다.

보행은 어려우시지만, 도너츠 방석에 앉으셔서 가고 싶으신 실내 어디든지 

자유로이 다니시는 박OO 어르신이, 편안하게 앉아 TV를 보시는데,

눈에 눈꼽이 달려 있으셨습니다. 넓은 복도와 거실을 다니시다가 손으로 눈을 만지시면

눈꼽이 달리고, 큰 게 달려 있으면, 혹시 몰라 안 연고를 발라드리기도 합니다.

장갑을 끼워드리면 벗어 버리시니 자주 살펴 드려야 합니다.

저는 어르신 앞에 앉아서 "눈꼽이  매달렸어요, 어르신'하며 눈꼽을 살짝 떼어 드리려고 했더니

어르신이 재빠르게 공격해 오셨는데 제 손등이 긁혔습니다.

"아이구머니, 놀래라, 어르신 예쁘게 하려다가 이렇게 되었네요" 하고

손등을 보여 드렸더니 "잘 못 되었네. 미안허네" 하셨습니다.

고마우신 말씀에 저도 "괜찮아요'하고 마주 보고 웃었습니다.

평소에는 점잖고 의젓하신 어르신이지만 귀찮으실 때는 재빠른 공격을 하셔서

예측과 대비를 하면서 접근 했는데, 방심(?)한 제가 실수입니다.

소파에 앉으신 어르신들도 둘러 보고, 돌아 서려는데, 이OO어르신이  "선생님 "하시고

제 손을 잡으셔서 "무슨, 하실 말씀 있으세요?"하니

"보고 싶어서"하시고 손을 꼬옥 잡으시고 놓지 않으십니다.

"하루 종일 보시는데 그래도 보고 싶으세요?"고개를 끄떡이십니다.

어르신의 외로움이 느껴져서 잠시 곁에 앉아 꼭 손을 잡아 드리고 등을 쓸어 드렸습니다.

무심히 흘러 보낼 수도 있는 한 시간. 그 동안에도 고적한 어르신들의 위로와 기쁨이 될 수 있는

나의 일을 소중히 생각하며 힘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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